

UFO인가, 폭격기인가? 2조 원짜리 유령, ‘B-2 스피릿’
1988년, B-2 폭격기가 처음 대중에게 공개되었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습니다. 꼬리 날개도 없고, 동체와 날개의 구분도 없는 기괴한 검은 삼각형. 마치 SF 영화 속 외계 우주선이 착륙한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적의 레이더망을 유령처럼 뚫고 들어가 적의 심장부에 폭탄을 떨구고 사라지는 스텔스 폭격기 B-2 스피릿. 오늘은 현대 항공 기술의 정점이자 미 공군의 자존심인 이 비행기의 비밀을 파헤쳐 봅니다.
1. 개발 배경: “소련의 방공망을 무력화하라”
냉전이 절정에 달했던 1970년대, 미국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소련의 레이더와 방공 미사일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기존의 B-52나 B-1 랜서 같은 대형 폭격기들이 소련 영공에 침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 보이지 않는 폭격기: 미 공군은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Stealth) 능력을 가진 폭격기”**를 원했습니다. (프로젝트명: ATB – Advanced Technology Bomber)
- 잭 노스롭의 꿈: 노스롭 사의 창립자 잭 노스롭은 평생 **’전익기(Flying Wing, 꼬리 없이 날개만 있는 비행기)’**를 꿈꿨습니다. 1940년대에는 기술 부족으로 실패했지만, 컴퓨터 제어 기술(Fly-by-wire)이 발전하면서 마침내 그의 꿈이 B-2로 실현되었습니다.
- (감동적인 일화: 병석에 누워있던 잭 노스롭은 죽기 직전, 미 공군으로부터 B-2의 모형을 선물 받고 “이제야 신이 나를 부르는 이유를 알겠군”이라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2. B-2 스피릿의 압도적인 특징
B-2는 단순히 모양만 특이한 게 아닙니다. 그 안에는 레이더를 속이기 위한 온갖 과학 기술이 녹아 있습니다.
① 전익기 디자인 (Flying Wing)
B-2는 수직 꼬리 날개가 없습니다. 꼬리 날개는 레이더 전파를 반사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데, 이를 아예 없애버린 것입니다.
- 유선형 곡선: 각진 형태의 F-117(최초의 스텔스기)과 달리, B-2는 매끄러운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어 레이더 전파를 자연스럽게 흘려보냅니다.
② 스텔스 도료와 흡수재 (RAM)
기체 표면은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는 특수 페인트와 소재(RAM)로 덮여 있습니다.
- 레이더 반사 면적(RCS): B-2의 폭(52m)은 거대한 여객기만 하지만, 레이더 화면에는 작은 새나 곤충 정도의 크기로만 보입니다.
③ 엔진 숨바꼭질
일반적인 전투기는 엔진 배기구에서 나오는 엄청난 열 때문에 적의 ‘열 추적 미사일’이나 적외선 탐지기에 잘 걸립니다.
- 냉각 시스템: B-2는 엔진을 기체 깊숙이 숨기고, 배기가스를 차가운 공기와 섞어 식힌 뒤 날개 위쪽으로 배출합니다. 아래쪽에서는 열을 감지하기 어렵게 만든 것이죠.
④ 엄청난 가격: “금으로 만든 비행기”
B-2의 가장 큰 특징이자 단점은 가격입니다.
- 대당 가격: 개발비 포함 약 22억 달러(한화 약 2조 5천억 원 이상).
- 원래 132대를 만들려 했으나, 냉전이 끝나고 가격이 너무 비싸 21대만 생산되었습니다. (사고로 1대가 추락하여 현재 20대만 운용 중입니다.)
3. 운용 역사: 전 세계 어디든 타격한다
B-2는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 주둔하지만, 작전 범위는 **’전 지구’**입니다.
- 코소보 공습 (1999): B-2의 데뷔전입니다. 미국 본토에서 이륙해 공중 급유를 받으며 대서양을 건너 세르비아를 폭격하고, 착륙 없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왕복 30시간 이상의 논스톱 비행)
- 심리적 공포: 적국 지도자들에게 B-2는 공포 그 자체입니다. “언제, 어디서 날아와서, 내 머리 위에 폭탄을 떨굴지 모른다”는 공포심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 B-2A 스피릿 제원
- 승무원: 2명 (조종사, 임무 지휘관)
- 길이: 21.0 m / 날개폭: 52.4 m
- 엔진: 제너럴 일렉트릭 F118-GE-100 터보팬 4기
- 최고 속도: 마하 0.95 (음속에 가까운 아음속)
- 항속 거리: 약 11,100 km (공중 급유 시 무제한)
- 무장: 최대 18톤 탑재 (핵폭탄 16발 또는 500파운드 폭탄 80발 등)
- 특징: 세계 유일의 스텔스 전략 폭격기
마무리하며
B-2 스피릿은 ‘비행기’라기보다는 미국의 국력과 기술력을 과시하는 **’전략 자산’**에 가깝습니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전쟁을 억제하는 힘을 가진 이 검은 가오리는, 탄생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가장 은밀하고 치명적인 하늘의 지배자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다음 단계는요?
B-2의 전설을 이어받아 최근 공개된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 **”B-21 레이더(Raider)와의 차이점과 발전된 기술”**에 대해 알아보거나, B-2가 스텔스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겪는 **”극악의 정비 난이도와 특수 격납고 이야기”**를 들려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