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독일 공군의 요람: 전설적인 에이스들을 키워낸 ‘알바트로스 B.II’
제1차 세계대전의 하늘을 생각하면 화려한 색상의 포커 삼엽기나 알바트로스 D 시리즈 같은 전투기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하지만 화려한 무대 뒤에는 항상 묵묵히 제 몫을 다하는 ‘일꾼’이 있는 법이죠.
개전 초기 독일군의 눈(정찰기)이 되어주었고, 이후에는 수많은 조종사들을 길러낸 독일 공군의 어머니 같은 존재, 알바트로스 B.II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개발 배경: “하늘을 가장 오래 나는 비행기”
알바트로스 B.II는 전쟁이 터지기 직전인 1913년에 개발되었습니다. 이 기체의 설계자는 놀랍게도 훗날 2차 대전에서 명성을 떨치게 되는 **에른스트 하인켈(Ernst Heinkel)**이었습니다.
기록 제조기: B.II는 등장하자마자 그 우수성을 증명했습니다. 1914년, 조종사 라인홀트 뵘(Reinhold Böhm)은 이 기체를 타고 무려 24시간 12분 동안 쉬지 않고 비행하는 세계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초기 주력기: 이 놀라운 내구성 덕분에 1차 대전이 발발하자마자 B.II는 독일군의 표준 정찰기로 채택되어 서부 전선과 동부 전선 모두에 투입되었습니다.
2. 알바트로스 B.II의 주요 특징
B.II는 당시 기준으로 매우 세련되고 튼튼하게 만들어진 비행기였습니다.
① 공기역학적인 합판 동체
당시 대부분의 비행기가 뼈대에 천을 씌운 형태였던 것과 달리, 알바트로스 사는 나무 합판을 유선형으로 깎아 만든 세미 모노코크(Semi-monocoque) 구조를 적용했습니다.
장점: 공기 저항이 적어 속도가 잘 나왔고, 기체가 매우 튼튼했습니다. 이 기술은 이후 알바트로스 전투기 시리즈(D.III, D.V)의 상징이 됩니다.
② “관측수가 앞에 탄다고?” (치명적 단점)
앞서 소개했던 영국의 B.E.2와 마찬가지로, B.II 역시 조종사가 뒷좌석, 관측수(정찰병)가 앞좌석에 앉는 구조였습니다.
이유: 당시에는 무거운 엔진과 조종사의 무게 중심을 맞추기 위해 관측수를 날개 쪽에 가까운 앞자리에 태웠습니다.
결과: 전쟁 초기 사진을 찍을 때는 괜찮았지만, 공중전이 시작되자 이 구조는 치명적이었습니다. 앞좌석 관측수는 프로펠러와 날개 지지대에 가려 방어용 기관총을 제대로 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③ 약간 뒤로 젖혀진 날개 (Swept-back Wings)
B.II의 날개를 위에서 보면 일자가 아니라 살짝 뒤로 젖혀진 화살표 모양입니다. 이는 비행의 안정성을 높여주어, 조종사가 장시간 정찰 임무를 수행해도 피로를 덜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3. 운용 역사: 정찰기에서 훈련기로
1914년 개전 초기, B.II는 독일군의 주력 정찰기로 활약했습니다. 연합군 진영 위를 유유히 날며 중요한 정보를 수집했죠.
무장의 부재: 기본적으로 비무장 기체였으며, 조종사들이 개인 소총이나 권총을 휴대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2선으로의 후퇴: 1915년부터 무장을 갖춘 적기들이 등장하고, B.II의 ‘앞좌석 관측수’ 구조로는 도저히 싸울 수 없게 되자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그 자리는 무장을 강화하고 좌석 배치를 바꾼 ‘C형(C-type)’ 기체들이 대신하게 됩니다.
🏫 독일 최고의 훈련기 (School Machine)
전선에서는 물러났지만, B.II의 진짜 전성기는 이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워낙 기체가 튼튼하고 조종 특성이 정직했기 때문에 비행 학교의 표준 훈련기로 지정된 것입니다.
에이스 제조기: ‘붉은 남작’ 만프레트 폰 리히트호펜, 오스발트 뵐케 등 전설적인 독일 에이스들 대부분이 비행 학교 시절 이 B.II를 타고 조종술을 연마했습니다. B.II는 전쟁이 끝나는 1918년까지 훈련기로서 하늘을 지켰습니다.
💡 알바트로스 B.II 제원
종류: 2인승 비무장 정찰기 / 훈련기
설계자: 에른스트 하인켈
승무원: 2명 (앞: 관측수/교관, 뒤: 조종사/훈련생)
길이: 7.63 m / 날개폭: 12.80 m
엔진: 메르세데스 D.II 6기통 엔진 (100~120 마력)
최고 속도: 약 105 km/h
항속 시간: 약 4시간 (기록 비행 시 24시간)
마무리하며
알바트로스 B.II는 적기를 격추하는 화려한 전공은 세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독일 공군을 지탱하는 수많은 조종사들을 길러낸 **’위대한 스승’**과도 같은 비행기였습니다. 튼튼한 나무 동체와 안정적인 날개, 그것은 독일 항공 기술의 저력을 보여주는 상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