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늘을 나는 배: 프랑스 항공의 우아한 걸작, ‘앙투아네트 IV’ 이야기
라이트 형제가 첫 비행에 성공한 이후, 20세기 초 유럽은 그야말로 ‘항공의 춘추전국시대’였습니다. 수많은 발명가들이 하늘을 날기 위해 경쟁하던 그 시절, 투박한 복엽기들 사이에서 마치 백조처럼 우아한 자태를 뽐냈던 비행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프랑스의 **앙투아네트 IV (Antoinette IV)**입니다. 오늘은 초기 항공 역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행기로 불리지만, 비운의 주인공이기도 했던 이 항공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개발 배경: 보트 제조사에서 비행기를 만들다?
앙투아네트 IV의 탄생 배경에는 아주 흥미로운 사실이 숨겨져 있습니다.
엔진의 명가: ‘앙투아네트’라는 회사는 원래 비행기 제작사가 아닌, 모터보트와 엔진을 만드는 회사였습니다. 설립자 **레옹 르바바수르(Léon Levavasseur)**는 가볍고 강력한 V8 엔진을 개발하여 당시 유럽의 초기 비행기 제작자들에게 엔진을 공급하고 있었습니다.
직접 제작에 뛰어들다: 자신의 엔진을 사 간 비행기들이 제대로 날지 못하는 것에 답답함을 느낀 르바바수르는 “내가 직접 만드는 게 낫겠다”라고 결심하고 항공기 제작에 뛰어듭니다.
이름의 유래: 회사와 비행기의 이름인 ‘앙투아네트’는 르바바수르의 동업자인 쥘 가스탕비드(Jules Gastambide)의 딸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2. 앙투아네트 IV의 주요 특징
1908년에 등장한 앙투아네트 IV는 당시 기준으로 매우 혁신적이고 독특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① 우아한 단엽기(Monoplane) 디자인
당시에는 라이트 형제의 영향으로 날개가 두 개인 ‘복엽기’가 대세였습니다. 하지만 앙투아네트 IV는 날개가 하나인 단엽기 형태를 취했습니다. 길고 가느다란 주날개는 잠자리나 새의 날개를 연상시켰으며, 미적으로 매우 뛰어났습니다.
② 보트를 닮은 동체
보트 제조사의 DNA가 남아있어서일까요? 동체는 마치 얇은 나무배처럼 생겼습니다. 기체 앞부분은 좁고 날렵한 V자형 단면을 가지고 있어 공기 저항을 줄이는 데 유리했습니다.
③ 혁신적인 조종 장치 (에일러론)
앙투아네트 IV는 초기형 **에일러론(Aileron, 보조익)**을 장착한 선구적인 기체 중 하나입니다. 날개 끝 뒷부분에 움직이는 작은 날개를 달아 기체의 기울기를 제어했습니다. (후속 모델들은 당시 유행하던 날개 비틀기 방식으로 돌아가기도 했지만, IV의 시도는 매우 현대적이었습니다.)
④ 강력한 V8 엔진
자체 개발한 50마력의 Antoinette V8 엔진이 장착되었습니다. 이 엔진은 당시 기준으로 중량 대비 출력이 매우 우수한 명품 엔진이었습니다. 또한, 초기 형태의 연료 분사 장치를 사용하여 기화기 결빙 문제를 해결하려 했습니다.
3. 영불해협 횡단의 꿈과 비운의 라이벌
앙투아네트 IV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파일럿 **위베르 라탐(Hubert Latham)**입니다.
1909년, 데일리 메일(Daily Mail) 신문사는 **’영불해협(영국-프랑스 바다)을 비행기로 횡단하는 최초의 사람’**에게 거액의 상금을 걸었습니다. 앙투아네트 IV를 탄 라탐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습니다.
첫 번째 시도: 라탐은 앙투아네트 IV를 몰고 자신만만하게 이륙했으나, 불행히도 비행 도중 엔진 고장이 발생하여 바다에 불시착하고 맙니다. (재미있는 점은, 라탐이 구조선을 기다리는 동안 침몰하는 비행기 위에서 우아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는 일화가 전해집니다.)
라이벌의 승리: 며칠 뒤, 경쟁자였던 **루이 블레리오(Louis Blériot)**가 ‘블레리오 XI’을 타고 영불해협 횡단에 성공하면서 영광을 가져갔습니다.
4. 역사적 의의: 실패했지만 아름다웠다
비록 영불해협 횡단 타이틀은 놓쳤지만, 앙투아네트 IV는 항공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단엽기의 가능성 증명: 복엽기가 아니어도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고도 기록 경신: 이후 라탐은 앙투아네트 기체로 고도 기록을 연달아 갈아치우며 기체의 우수성을 입증했습니다.
디자인의 승리: 투박한 기계 덩어리가 아닌, 비행기가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보여준 최초의 사례로 꼽힙니다.
항공기 제원
| 항공기 모델 | 엔진 출력 | 최대 비행 속도 | 비행 거리 | 공중에서의 체중 |
|---|---|---|---|---|
| Antoinette IV | 50 마력 | 120 km/h | 200 km | 460 kg |
💡 요약 정리
제작국: 프랑스
제작사: 앙투아네트 (Antoinette)
설계자: 레옹 르바바수르
엔진: Antoinette V8 (50 hp)
특이점: 보트형 동체, 우아한 단엽 날개, 에일러론 장착
별명: 초기 항공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비행기
마무리하며
앙투아네트 IV는 비행이 단순한 ‘기술’을 넘어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기체였습니다. 하늘을 나는 배, 그 우아한 날갯짓은 지금도 항공 마니아들에게 로망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