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자바라(US) vs 예브게니 페펠랴예프(USSR)

제임스 자바라(미국)
예브게니 페펠라예프(소련)

⚔️ 창과 방패의 대결: 제임스 자바라(US) vs 예브게니 페펠랴예프(USSR)

한국전쟁의 하늘, ‘미그 앨리(MiG Alley)’는 인류 역사상 최초의 제트기 대 제트기 공중전이 펼쳐진 거대한 투기장이었습니다. 한국전쟁은 공식적으로 미군과 북한/중국군의 전쟁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소련의 최정예 조종사들이 비밀리에 참전하고 있었습니다. 미 공군의 F-86 세이버와 소련의 MiG-15를 몰았던 두 영웅의 가상 대결을 통해 당시의 치열했던 공중전을 재구성해 봅니다.


“돌격 앞으로!” 제임스 자바라 (James Jabara)

“저 녀석은 두려움이 없는 게 아니야. 그냥 위험을 못 보는 거야.” – 동료의 평가

미 공군 소령 제임스 자바라는 전형적인 ‘파이터(Fighter)’ 타입이었습니다.

  • 기체: F-86E 세이버 (The Sabre)
  • 스타일: 저돌적인 인파이터. 그는 적을 발견하면 앞뒤 재지 않고 달려들었습니다. 때로는 보조 연료탱크가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적기 틈으로 뛰어들 만큼 무모할 정도로 용감했습니다.
  • 업적: 1951년 5월 20일, 하루에 MiG-15 두 대를 격추하며 인류 역사상 최초의 ‘제트기 에이스(5기 격추)’ 타이틀을 거머쥐었습니다.
  • 최종 기록: 한국전쟁 통산 15기 격추 (트리플 에이스).

“냉철한 전술가” 예브게니 페펠랴예프 (Yevgeny Pepelyaev)

“미국 조종사들은 용감했지만, 우리는 그들의 기체를 연구하고 약점을 파고들었다.”

소련군 대령 예브게니 페펠랴예프는 치밀한 지휘관(Commander)이자 교관이었습니다.

  • 기체: MiG-15bis (The Fagot)
  • 스타일: 수직 기동의 마술사. 그는 MiG-15의 우월한 상승력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F-86의 파편을 수거해 연구할 만큼 학구적이었으며, 항상 유리한 고도를 선점하고 내리꽂는 ‘일격필살’을 선호했습니다.
  • 업적: 비공식적이지만 한국전쟁 전체 조종사 중 최다 격추 기록(Top Ace) 보유자입니다.
  • 최종 기록: 통산 19기~23기 격추 추정 (본인 주장 23기, 공식 인정 19기).

🚀 압록강 상공의 결투

1라운드: 탐색전 (고도 12,000m)

페펠랴예프(MiG-15)가 더 높은 곳에 있습니다. MiG-15는 F-86보다 상승 한도가 높기 때문에, 그는 항상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사냥감을 고릅니다. 반면 자바라(F-86)는 조금 낮은 곳에 있지만, 버블 캐노피 덕분에 시야가 넓어 위에서 덮치는 적을 먼저 발견합니다.

  • 상황: 페펠랴예프가 급강하하며 37mm 기관포를 발사합니다. 쾅! 쾅!
  • 대응: 자바라는 특유의 반사 신경으로 급선회(Break)하며 회피합니다.

2라운드: 기동전 (도그파이트)

첫 공격이 빗나가자 두 기체는 서로의 꼬리를 무는 선회전(Turning fight)에 돌입합니다.

  • 자바라의 우세: 수평 선회 능력은 F-86이 압도적입니다. 자바라는 G-슈트(G-Suit)를 입고 있어 고중력 선회를 버틸 수 있습니다. 반면, G-슈트가 부실한 페펠랴예프는 시야가 흐려지는 ‘그레이 아웃’을 견디며 조종간을 당겨야 합니다.
  • 자바라의 공격: F-86의 레이더 조준경이 MiG-15를 포착합니다. 12.7mm 기관총 6정이 불을 뿜으며 “드르르륵!” 탄막을 형성합니다.

3라운드: 결정타 (수직 기동)

탄환이 스치자 페펠랴예프는 불리함을 직감합니다. 그는 F-86이 절대 따라올 수 없는 영역, 수직 상승(Zoom Climb)’ 시도합니다.

  • 페펠랴예프의 우세: MiG-15는 가볍고 추력 대 중량비가 좋아 로켓처럼 솟구칩니다. F-86이 쫓아오려 기수를 들지만, 곧 속도를 잃고 비틀거립니다(실속).
  • 마무리 시도: 페펠랴예프는 정점에서 기체를 뒤집어(임멜만 턴), 힘을 잃고 떨어진 자바라의 F-86을 향해 다시 내리꽂으며 대구경 기관포를 조준합니다.

🏆 승패 분석: 누가 더 강한가?

역사적으로 두 사람이 직접 교전했다는 기록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기체 성능과 조종 스타일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분석합니다.

  1. 조종술 (Pilot Skill): 무승부
    • 자바라는 공격 본능이 뛰어났고, 페펠랴예프는 전술적 이해도가 높았습니다. 둘 다 당대 최고의 베테랑이었습니다.
  2. 기체 성능 (Machine): 상성 관계
    • 수평전(가로 싸움): 자바라(F-86) 승리. 꼬리 물기 싸움으로 가면 페펠랴예프가 불리합니다.
    • 수직전(세로 싸움): 페펠랴예프(MiG-15) 승리. 치고 빠지는 전술에는 F-86이 속수무책입니다.
  3. 무장 (Weapon): F-86의 판정승
    • MiG-15의 37mm 포는 한 방은 강력하지만 연사 속도가 느려 전투기를 맞히기 어렵습니다. 반면 F-86의 12.7mm 기관총은 ‘탄막’을 뿌리기 때문에 고속 공중전에서 명중률이 훨씬 높았습니다.

📝 총평

만약 저고도에서 난타전이 벌어졌다면 자바라가 이겼을 확률이 높고, 고고도에서 전술적인 싸움이 벌어졌다면 페펠랴예프가 승리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쟁 전체의 기록을 보면, 미군의 F-86은 우수한 훈련과 레이더 조준기 덕분에 MiG-15를 상대로 우세한 교전비(약 2:1 이상)를 기록하며 하늘을 지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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