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를 바꾼 괴물: ‘B-29 슈퍼포트리스’

☢️ 인류의 역사를 바꾼 30억 달러짜리 괴물: ‘B-29 슈퍼포트리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파일럿들은 B-17을 ‘하늘의 요새(Flying Fortress)’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전쟁 후반, 이 요새를 어린애 장난감처럼 보이게 만드는 진짜 ‘괴물’이 나타났습니다.

이름부터 **’슈퍼(Super)’**가 붙은 B-29 슈퍼포트리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버섯구름을 피워 올리며 전쟁을 끝낸 이 거대한 은색 비행기는, 단순한 폭격기가 아니라 당시 항공 우주 기술의 모든 것을 갈아 넣은 **’미래에서 온 우주선’**이었습니다.

오늘은 맨해튼 프로젝트보다 더 많은 돈을 쏟아부어 만든 B-29의 탄생 비화와 그 압도적인 기술력을 파헤쳐 봅니다.


1. 개발 배경: “태평양을 건너 일본을 타격하라”

유럽 전선과 달리, 태평양 전선은 전장이 너무 넓었습니다. 기존의 B-17이나 B-24 폭격기로는 중국이나 태평양의 섬에서 일본 본토까지 날아가 폭격하고 돌아오는 것이 불가능했죠.

  • 초장거리 폭격기 프로젝트: 미 육군 항공대는 **”폭탄 1톤을 싣고 8,000km를 날아갈 수 있는 비행기”**를 요구했습니다.
  • 천문학적인 비용: 보잉 사가 제안한 모델 345(훗날 B-29)가 선정되었는데, 이 프로젝트에 들어간 총비용은 약 30억 달러였습니다. (참고로 원자폭탄을 만든 맨해튼 프로젝트 비용이 20억 달러였습니다.)
  • 국가의 도박: 시제기가 나오기도 전에 1,600대를 주문했을 만큼, 미국은 이 비행기에 전쟁의 승패를 걸었습니다.

2. 시대를 초월한 B-29의 기술적 특징

B-29는 1940년대 비행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혁신적인 기술들로 가득했습니다.

① 여압 객실 (Pressurized Cabin)과 터널

이것이 B-29의 가장 큰 혁명입니다.

  • 산소마스크 안녕: 고고도(약 10,000m)를 비행하려면 산소 부족과 추위 때문에 두꺼운 옷과 산소마스크가 필수였습니다. 하지만 B-29는 기내 기압을 조절하는 여압 장치를 달아, 승무원들이 셔츠 차림으로 편안하게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 연결 터널: 기체 앞부분(조종석)과 뒷부분(사수석)이 여압 구역이었고, 그 사이를 폭탄창이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승무원들은 폭탄창 위를 지나가는 **’긴 원통형 터널(기압 유지)’**을 통해 앞뒤를 오갔습니다.

② 컴퓨터가 제어하는 원격 포탑

B-29에는 기관총 사수가 직접 총탑에 들어가 쏘지 않았습니다.

  • 아날로그 컴퓨터: 사수는 편안한 의자에 앉아 조준경으로 적기를 보고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러면 제너럴 일렉트릭(GE)사가 만든 사격 통제 컴퓨터가 바람, 중력, 거리 등을 계산해 원격으로 기관총탑을 움직여 발사했습니다. 당시로서는 SF 영화급 기술이었습니다.

③ 라이트 R-3350 엔진의 명과 암

2,200마력을 내는 4개의 거대한 엔진은 B-29를 성층권까지 올려보냈습니다.

  • 과열 문제: 하지만 마그네슘 합금을 쓴 이 엔진은 걸핏하면 과열되어 불이 났습니다. “적기보다 엔진 화재가 더 무섭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B-29의 고질적인 약점이었습니다.

3. 운용 역사: 불바다가 된 도쿄, 그리고 핵폭탄

1944년 실전 배치된 B-29는 처음에는 고고도 정밀 폭격을 시도했으나, 일본 상공의 강한 제트기류 때문에 명중률이 낮았습니다.

  • 커티스 르메이의 결단: 폭격 사령관 커티스 르메이는 전술을 바꿉니다. “밤에, 낮게 날아서, 소이탄(불지르는 폭탄)을 뿌려라.”
  • 도쿄 대공습: 목조 건물이 많은 일본의 도시들은 B-29가 뿌린 네이팜탄에 의해 잿더미가 되었습니다.
  • Enola Gay & Bockscar: 1945년 8월, ‘에놀라 게이’와 ‘박스카’라는 이름의 B-29 두 대가 각각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며 제2차 세계대전을 끝냈습니다.

🇰🇷 한국전쟁과 B-29

B-29는 1950년 한국전쟁에도 투입되었습니다. 북한의 산업 시설을 파괴하며 맹활약했으나, 소련의 최신형 제트기 MiG-15가 등장하면서 속도에서 밀려 큰 피해를 보았고, 결국 주간 폭격 임무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프로펠러 폭격기 시대의 종말이었죠.


💡 보잉 B-29 슈퍼포트리스 제원

  • 승무원: 11명 (조종사 2, 폭격수, 항법사, 기관사, 무선사, 사수 5)
  • 길이: 30.18 m / 날개폭: 43.06 m
  • 엔진: 라이트 R-3350-23 듀플렉스 사이클론 (2,200 마력) x 4
  • 최고 속도: 574 km/h
  • 항속 거리: 약 5,230 km (폭탄 탑재 시) / 최대 9,000 km
  • 폭장량: 최대 9톤 (표준 2~4톤)
  • 방어 무장: 12.7mm M2 중기관총 10~12정 (원격 제어), 20mm 기관포 1문(초기형)

마무리하며

보잉 B-29 슈퍼포트리스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미국의 거대한 공업 생산력과 첨단 과학 기술이 결합한 **’압도적인 힘의 상징’**이었습니다. 프로펠러 시대의 정점이자 핵무기 시대를 연 장본인인 B-29는 항공 역사상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비행기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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