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 양상의 변화와 항공기술 발전
2차 세계대전(1939-1945)의 항공전은 1차 대전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진화했습니다. 1차 대전에서 항공기가 주로 정찰과 제한적인 폭격, 참호전 지원을 위한 공중전에 활용되었다면, 2차 대전에서는 엔진 성능의 비약적 발전으로 전금속제 항공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했습니다. 특히 1,000마력 이상의 강력한 엔진 개발로 중·대형 폭격기가 출현하면서 항공력이 전쟁의 승패를 직접적으로 좌우하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런던 대공습, 연합군의 드레스덴 폭격, 그리고 일본 본토 폭격은 항공기가 단순한 지원 무기가 아닌 전략적 핵심 무기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전략폭격의 시대가 열리면서 폭격기를 적 전투기로부터 보호하고, 반대로 적 폭격기를 요격하기 위한 전투기 간 공중전은 1차 대전보다 훨씬 치열하고 복잡해졌습니다. 수백 대의 폭격기 편대를 호위하는 전투기들과 이를 요격하려는 전투기들 간의 대규모 공중전은 2차 대전 항공전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 독일 항공전력의 양대 산맥
메서슈미트 Bf 109
포케불프 Fw 190
메서슈미트 Bf 109는 2차 대전 전 기간 동안 독일 공군의 주력 전투기였습니다. 1936년부터 1945년까지 무려 33,984대가 생산되어 역사상 가장 많이 생산된 전투기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항공기는 “가볍고, 빠르고, 제작이 단순해야 한다”는 설계 철학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작은 날개 면적으로 항력을 줄여 속도와 민첩성을 높였지만, 그만큼 양력이 부족해 이륙과 착륙 시 실속 위험이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날개 앞전에 자동 슬랫(slat) 장치를 장착했고, 최대 속도 향상을 위해 3엽 가변피치 프로펠러를 채택했습니다.
Bf 109의 전투 성능은 독일의 에이스 조종사 에리히 하르트만(Erich Hartmann)이 이 기체로 352대를 격추하며 역사상 최다 격추 기록을 세운 것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초기형인 E형은 1940년 영국 본토 항공전(Battle of Britain)에서 활약했으며, 후기형인 G형과 K형은 1945년까지 동부·서부 전선에서 운용되었습니다.
포케불프 Fw 190은 많은 전문가들이 “2차 대전 최고의 전투기”로 평가하는 걸작입니다. 1941년 실전 배치 직후 연합군 조종사들에게 충격을 주었는데, 당시 스핏파이어 Mk V보다 모든 면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Bf 109보다 넓은 날개와 강력한 BMW 801 공랭식 엔진(1,700마력)을 장착해 안정성과 화력, 속도를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Fw 190의 가장 큰 특징은 다목적성입니다. 무려 40가지 이상의 파생형이 개발되었으며, 전투기(Fw 190A), 전폭기(Fw 190F), 고고도 요격기(Fw 190D-9 “Dora”), 지상공격기(Fw 190G) 등 다양한 임무에 투입되었습니다. 특히 D-9 모델은 Jumo 213 액냉식 엔진으로 교체하여 고고도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으며, 연합군의 P-51 머스탱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성능을 보유했습니다.
✈ 영국과 연합군의 항공기
슈퍼마린스핏 파이어/p-51머스탱
p-51머스탱/B-17 플라잉 포트리스

슈퍼마린 스핏파이어는 우아한 타원형 날개로 유명한 영국의 상징적 전투기입니다. 1940년 영국 본토 항공전에서 허리케인과 함께 독일 공군의 공습을 막아내며 “영국의 수호신”으로 불렸습니다. 롤스로이스 멀린 엔진의 우수한 성능과 뛰어난 기동성으로 Bf 109와 호각지세를 이루었으며, 전쟁 기간 동안 계속된 개량으로 Mk I부터 Mk 24까지 다양한 형식이 생산되었습니다.
P-51 머스탱은 미국이 개발한 장거리 호위 전투기로, 2차 대전 후반 연합군 승리의 핵심 요소였습니다. 초기에는 평범한 성능이었으나, 영국제 롤스로이스 멀린 엔진을 장착한 P-51D형은 시속 703km의 최고 속도와 3,700km의 항속거리로 독일 본토 깊숙이 침투하는 폭격기를 호위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전쟁의 판도를 바꾼 결정적 요소였습니다.
B-17 Flying Fortress 2차 대전에서 전략·전술 폭격이 중요한 요소가 된 가운데, B-17은 “주간 정밀 폭격(daylight precision bombing)” 전략을 실현하는 대표 폭격기로 활약했다. 튼튼한 기체 구조, 강한 방어무장, 그리고 노던 폭격 조준기(Norden bombsight) 덕분에 고고도에서 목표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었으며, 나치 독일의 산업 기반과 군사 시설을 타격함으로써 전쟁의 승패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
✈ 항공기 제작의 기술과 조종술의 발전
2차 대전 항공기들은 여러 획기적인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전금속제 모노코크 구조, 인입식 착륙장치, 밀폐형 조종석, 가변피치 프로펠러, 과급기(supercharger) 등이 표준화되었습니다. 또한 무선통신 발달로 편대 전술이 고도화되었고, 레이더 기술은 야간 요격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기술 발전과 대량 생산 체제는 항공기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시대를 열었으며, 현대 공군력의 기초를 확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