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의 든든한 맏형, ‘F/A-18E/F 슈퍼 호넷’

⚓️ 톰캣을 밀어낸 현실적인 최강자: 미 해군의 든든한 맏형, ‘F/A-18E/F 슈퍼 호넷’

항공모함 위에는 수많은 비행기가 있지만, 지금 미 해군의 등뼈(Backbone)를 담당하는 기체는 단 하나, **’슈퍼 호넷’**입니다.

이름만 보면 기존의 F/A-18 호넷을 조금 개량한 것 같지만, 사실은 뼈대부터 완전히 다른 **’새로운 비행기’**입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못 하는 게 없는 만능 재주꾼, 슈퍼 호넷이 어떻게 바다를 지배하게 되었는지 알아봅니다.


1. 개발 배경: “예산 삭감을 피하기 위한 위장 전술?”

슈퍼 호넷의 탄생 배경에는 미 해군의 다급함과 치밀한 정치적 계산이 숨어 있습니다.

  • A-12 어벤저 II의 실패: 1990년대 초, 미 해군은 스텔스 공격기 A-12를 개발하다가 예산 초과와 기술 문제로 취소했습니다. 당장 늙어가는 A-6 인트루더와 F-14 톰캣을 대체할 비행기가 없어진 것입니다.
  • 의회의 눈을 속여라: 미 해군은 완전히 새로운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하면 의회가 “돈 없다”며 거절할 것을 알았습니다.
  • “그냥 업그레이드입니다”: 그래서 꼼수를 씁니다. “새 비행기가 아니라, 기존에 쓰던 F/A-18 호넷을 조금 크게 고치는 겁니다”라고 둘러댄 것이죠.
  • 실상은 신규 기체: 하지만 뜯어보면 크기가 25%나 커졌고, 부품 공유율은 10% 미만인 사실상 완전히 다른 신형 전투기였습니다. 이 전략은 성공했고, 슈퍼 호넷은 F-14를 밀어내고 항모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2. 슈퍼 호넷의 특징: “더 크고, 더 멀리, 더 똑똑하게”

슈퍼 호넷은 기존 호넷(Legacy Hornet, F/A-18C/D)의 단점이었던 ‘짧은 항속 거리’와 ‘부족한 무장 탑재량’을 완벽하게 해결했습니다.

① 사각형 공기 흡입구 (Stealth Features)

기존 호넷의 둥근 공기 흡입구와 달리, 슈퍼 호넷은 사각형(Rhomboid) 흡입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 이유: 레이더 전파 반사를 줄이기 위한 설계입니다. 완벽한 스텔스기는 아니지만, 전면 레이더 반사 면적(RCS)을 획기적으로 줄여 생존성을 높였습니다.

② 항공모함의 주유소 (Buddy Store)

슈퍼 호넷은 전투기지만 공중 급유기 역할도 합니다.

  • 버디 포드(Buddy Pod): 동체 아래에 급유용 포드를 달고 날아올라, 연료가 부족한 동료기에게 젖을 물리듯 급유를 해줍니다. 덕분에 미 해군은 별도의 급유기를 항모에 싣지 않아도 작전이 가능합니다.

③ 이름은 호넷, 별명은 라이노 (Rhino)

항공모함 갑판 요원들은 이 기체를 ‘슈퍼 호넷’이라 부르지 않고 **’라이노(Rhino, 코뿔소)’**라고 부릅니다.

  • 이유: 기존 호넷과 섞여 있을 때 헷갈리면 큰일 나기 때문입니다(착함 중량 설정이 다름). 기수 앞부분의 피아식별장치(IFF) 안테나가 코뿔소 뿔처럼 튀어 나와 있어 붙은 별명입니다. 착함 시 관제탑에서도 “Rhino, Ball(착함 신호)”이라고 부릅니다.

④ 블록 III (Block III)의 진화

최근 생산되는 블록 III 버전은 성능이 더 괴물 같습니다.

  • 터치스크린: 조종석 전면에 거대한 태블릿 PC 같은 터치스크린 패널을 장착했습니다.
  • 수명 연장: 기체 수명이 무려 10,000시간으로 늘어나, 앞으로 수십 년은 끄떡없습니다.

3. F-14 톰캣 vs F/A-18E/F 슈퍼 호넷

밀리터리 팬들 사이의 영원한 논쟁거리입니다. “왜 멋진 톰캣을 버리고 둔한 호넷을 쓰는가?”

구분F-14 톰캣F/A-18E/F 슈퍼 호넷
이미지낭만, 로망, 마하 2.3의 속도현실, 효율, 마하 1.8의 속도
유지비극악 (1시간 비행에 50시간 정비)저렴 (정비가 매우 쉬움)
임무제공권 장악 (장거리 요격 위주)멀티롤 (공중전, 폭격, 대함, 전자전 다 잘함)
결론전문가는 F-14를 존경하지만…현장 지휘관은 슈퍼 호넷을 사랑한다.

결국 미 해군은 ‘비싸고 손 많이 가는 천재(F-14)’ 대신, ‘시키는 일은 뭐든 묵묵히 다 해내는 성실한 일꾼(슈퍼 호넷)’을 선택한 것입니다.


4. 파생형: 전자전의 제왕 ‘EA-18G 그룰러’

슈퍼 호넷의 차체에 미사일 대신 전자전 장비를 가득 채운 기체입니다.

  • EA-18G 그룰러(Growler): 적의 레이더와 통신을 마비시키는 전자전기입니다. 모의 공중전에서 F-22 랩터의 레이더를 먹통으로 만들고 격추 판정을 받아낸 것으로 유명합니다. 슈퍼 호넷과 그룰러 콤비는 미 해군 작전의 핵심입니다.

💡 보잉 F/A-18E/F 슈퍼 호넷 제원

  • 승무원: 1명(E형), 2명(F형)
  • 길이: 18.31 m / 날개폭: 13.62 m
  • 엔진: GE F414-GE-400 터보팬 2기
  • 최고 속도: 마하 1.8 (1,915 km/h)
  • 전투 행동반경: 722 km (제공 임무 시)
  • 무장: 20mm M61A2 발칸포, AIM-9X / AIM-120 미사일, JDAM, 하푼 등 거의 모든 미 해군 무장 탑재 가능 (하드포인트 11개)
  • 별명: Rhino (라이노 – 항모 운용상 호출명)

마무리하며

F/A-18E/F 슈퍼 호넷은 F-35C라는 스텔스기가 등장한 지금도 여전히 미 해군의 주력입니다. 화려한 최고 속도나 스텔스 성능은 없지만, 가장 신뢰할 수 있고, 가장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육각형 전투기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속 매버릭이 최후의 작전에 톰캣이나 F-35가 아닌 슈퍼 호넷을 선택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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