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들이 사랑한 비행기, Sopwith Pup

“조종사가 사랑한 최고의 비행기”, “하늘의 신사”라는 별명을 가진 제1차 세계대전의 명기, **소프위드 펍(Sopwith Pup)**에 대한 블로그 포스팅 초안입니다.

앞서 소개한 ‘스나이프’나 ‘카멜’의 형님 격인 기체로, 항공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비행 성능을 보여주었던 이 비행기의 매력을 담아 작성했습니다.


🛩️ 조종사들이 가장 사랑한 천사: 소프위드 펍 (Sopwith Pup)

제1차 세계대전의 하늘은 무자비했습니다. 적기와의 싸움뿐만 아니라, 조종하기 까다로운 초기 비행기들 자체가 조종사들의 생명을 위협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악명 높은 ‘소프위드 카멜’은 수많은 초보 조종사들을 사고로 잃게 만들었죠.

하지만, 조종사들이 “어머니의 품처럼 편안하다”, **”가장 완벽한 비행기”**라고 입을 모아 칭송했던 전투기가 있습니다. 바로 **소프위드 펍(Sopwith Pup)**입니다. 오늘은 작고 귀여운 이름 뒤에 숨겨진, 1차 대전 영국 공군의 진정한 수호신을 소개합니다.


1. 개발 배경: “1½ 스트러터가 새끼를 낳았나?”

소프위드 펍은 1916년 가을, 영국 해군 항공대(RNAS)와 육군 항공대(RFC)에 배치되기 시작했습니다.

  • 이름의 유래: 사실 이 비행기의 정식 명칭은 ‘소프위드 스카우트(Sopwith Scout)’였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소프위드 사가 만들었던 2인승 기체 ‘1½ 스트러터’와 모양이 너무 비슷했습니다. 이를 본 한 장군이 **”마치 1½ 스트러터가 새끼(Pup)를 낳은 것 같군!”**이라고 말한 뒤, 공식 명칭보다 **’펍(Pup, 강아지)’**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해졌습니다.

  • 개발 목표: 독일의 알바트로스나 포커 전투기에 대항하기 위해, 복잡한 기능은 빼고 ‘가볍고 단순하며 기동성이 좋은’ 1인승 전투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2. 소프위드 펍의 독보적인 특징

펍은 강력한 엔진을 가진 것도, 무장이 엄청난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조종사들은 더 신형 기체가 나온 뒤에도 펍을 타겠다고 고집할 정도로 이 비행기를 사랑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① 깃털처럼 가벼운 기체와 압도적인 기동성

펍은 80마력이라는 다소 약한 엔진을 달고 있었지만, 기체 무게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웠습니다. 날개 면적은 넓은데 무게는 가벼우니(낮은 익면하중), 공중에 둥실 떠 있는 듯한 비행이 가능했습니다.

  • 고고도의 제왕: 희박한 공기 속에서도 고도를 잃지 않고 비행할 수 있었습니다.

  • 선회 능력: 선회 반경이 매우 좁아서, 적기가 꼬리를 물더라도 금세 방향을 틀어 역으로 적의 꼬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독일 조종사들은 펍의 요리조리 피하는 기동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② “조종사를 죽이지 않는 비행기”

후속기인 ‘소프위드 카멜’이 조종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야생마였다면, 펍은 주인의 실수를 감싸주는 훈련된 명견이었습니다. 이착륙이 매우 쉬웠고, 비행 특성이 온화하여 초보 조종사들도 자신 있게 전투에 임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③ 항공모함 역사의 시초

펍은 가볍고 저속에서의 제어가 쉬워 **함재기(Ship-based aircraft)**로도 맹활약했습니다.

  • 1917년, 에드윈 더닝(Edwin Dunning) 대령은 펍을 몰고 세계 최초로 항해 중인 배(HMS 퓨리어스)의 갑판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훗날 항공모함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3. 무장과 전술: 약점을 기술로 극복하다

  • 무장: 기수 앞에 장착된 1정의 빅커스 기관총이 전부였습니다. (당시 독일기들은 2정을 장비하기 시작했기에 화력은 열세였습니다.)

  • 싱크로나이즈 기어: 하지만 프로펠러 회전 사이에 총알이 나가는 ‘동조 장치’가 제대로 적용된 최초의 영국 전투기 중 하나였습니다.

  • 전술: 펍 조종사들은 화력의 열세를 고도 우위기동성으로 극복했습니다. 독일 알바트로스 전투기보다 더 높이 올라가서 급강하하며 공격하고, 적이 반격하려 하면 빠른 선회로 빠져나가는 방식을 썼습니다.


4. 역사적 평가: 너무 착해서 탈이었다?

1917년 중반이 되자, 더 빠르고 강력한 독일 전투기들이 등장하면서 80마력의 펍은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하지만 일선의 조종사들은 펍을 내놓기를 거부했습니다. 후속기인 ‘카멜’이나 ‘SE5a’가 더 빠르고 강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펍만큼 비행의 즐거움을 주는 기체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펍은 일선에서 물러나 고등 훈련기로 사용되었습니다. 워낙 조종하기 좋았기 때문에 수많은 에이스들이 펍을 통해 비행술을 연마했습니다.


💡 소프위드 펍 제원 요약

  • 승무원: 1명

  • 길이: 5.89 m / 날개폭: 8.08 m

  • 중량: 358 kg (자체 중량)

  • 엔진: 르 론(Le Rhône) 9C 로터리 엔진 (80마력)

  • 최고 속도: 180 km/h (해수면 기준)

  • 상승 한도: 5,600 m

  • 무장: .303 구경 빅커스 기관총 1정


마무리하며

소프위드 펍은 전쟁 병기였지만, 그 어떤 비행기보다 ‘비행의 순수한 기쁨’을 조종사에게 선사했던 낭만적인 기체였습니다. 전쟁터의 긴장감 속에서도 조종사에게 안정감을 주었던 ‘하늘의 신사’, 그것이 바로 소프위드 펍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위로 스크롤